신석기 시대

땅을 일군 사람들, 신석기 시대의 삶과 농경의 시작

한반도의 대지는 오랜 시간 거친 자연 속에서 생명을 품어왔다. 그 가운데 신석기 시대는 인류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터전을 구축해 나간 결정적인 전환기였다. 구석기 시대의 사냥과 채집 중심의 유목적 생활에서 벗어나서 곡식을 심고 수확하며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정착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 시기 한반도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흔적을 우리에게 남겼을까?

정착의 시작, 땅을 고른 사람들

신석기 시대는 약 기원전 8000년경부터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가 점차 따뜻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인류는 보다 안정적인 거처를 찾아 나섰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강가나 해안 가까운 평야 지대를 중심으로 정착하며 움집을 짓고 살아가기 시작했다.

움집은 땅을 파서 만든 반지하 형태의 집으로, 바닥은 평평하게 다지고, 위에는 나뭇가지와 풀, 흙 등을 이용해 지붕을 얹었다. 이는 계절에 따라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며, 비교적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구조였다.

농경의 시작, 삶의 방식이 바뀌다

신석기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농경의 도입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야생 곡식과 열매를 채집했지만, 점차 조·기장 등의 곡식을 재배하는 기술을 익히게 된다. 농사를 지으며 남는 곡식은 저장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식량의 안정성과 집단 생활의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농기구도 함께 발전했다. 돌을 갈아 만든 간석기가 사용되었으며, 이 시기의 돌도끼, 돌낫, 갈돌과 갈판 등은 농경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들이다.

토기의 탄생, 문화를 남기다

이 시대 사람들은 음식을 저장하고 조리하기 위해 토기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빗살무늬 토기. 점토를 빚어 구운 후, 표면에 빗살처럼 선을 새긴 이 토기는 단순한 용기를 넘어, 당시 사람들의 미의식과 생활 양식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재다.

이 토기들은 음식을 끓이는 용도는 물론, 곡식을 저장하거나 물을 담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토기 제작은 마을 공동체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였고, 다양한 무늬와 형태를 통해 지역 간 교류나 공동체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불과 도구, 생활의 지혜

불은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였다. 요리, 난방, 사냥 후 처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으며, 이는 움집 내부에 마련된 화덕 구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냥을 위한 도구도 여전히 쓰였으며, 돌화살촉, 창끝, 작살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농경이 도입되었더라도 여전히 수렵과 어로활동이 병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신석기 시대는 농경만의 시기가 아닌, 다양한 생존 방식이 혼합된 시기였던 셈이다.

공동체의 태동, 사회의 시작

정착과 농경은 공동체의 형성을 촉진했다. 여러 가족이 모여 마을을 이루었고, 노동 분담과 협력이 이루어졌다. 더불어 신앙과 의례도 등장했다. 조개더미 무덤이나 간단한 제단의 흔적은, 이들이 죽음을 의식하고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향후 청동기 시대의 계급 형성이나 종교 체계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했다.

필자의 생각

신석기 시대는 인류가 단순히 살아가는 것을 넘어 사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시기인 것 같다. 한반도에서 뿌려진 농경의 씨앗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들은 땅을 일구며 가족과 마을을 만들었고, 자연을 길들여 문화를 꽃피웠다. 선사시대 속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신석기 시대는 ‘뿌리의 시간’이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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